교황. 성체 성혈 대축일. 빵의 나눔이 그리스도인의 정체성


프란치스코 교황이 주례한 5월 26일 그리스도 성체 성혈 대축일 미사가 라테라노 대성전에서 봉헌되었다. 교황은 강론을 통해  나눔이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임을 언급하였다. 미사 후에는 성모 대성전으로 향하는 성체행렬이 시작되었으며 대성전에 도착한 후 성체강복이 이루어졌다.

라테라노 대성전 앞 광장을 가득 메운 성직자 수도자 및 평신도들과 함께 봉헌한 미사에서 교황은 빵의 나눔이 그리스도와 그리스도인들의 정체성의 상징임을 확인하고 빵을 형제들과 나누는 것이 초기 그리스도교 공동체로부터 지금까지 이어온 교회의 전통임을 확인하였다.

선선한 저녁 광장에서의 미사에서 두 가정이 아이들과 함께 봉헌을 하였으며 미사가 끝나며 성모 대성전으로 향하는 성체 행렬이 시작되었다. 성모 대성전까지 이어진 행렬 루에 교황은 광장에서 기다리고 있던 신자들에게 성체 강복을 하였다. 

이하 교황 강론 전문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고린도 전서 11.24-25)

바오로 사도가 코린도 공동체에 보내는 서간의 성체성사 제정과 관련된 말씀에서 그리스도께서 두번 언급하신 말씀입니다. 최후의 만찬에서 그리스도께서 하신 말씀에 대한 가장 오래된 증언입니다.

‘이를 행하여라’ 빵을 들어 감사를 드리고 나누어주며, 잔을 들어 감사를 드리고 함께 마시라는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몸과 피를 나누어 주심으로서 당신 부활의 기억을 세워주셨고, 이를 통해 우리가  ‘나눔의 행동’을 실천하도록 명하셨습니다. 당신의 이 모습은 우리에게로 이어집니다. 성체성사가 봉헌될 때  주인공은 예수님시지만 성령께서 기름 부어주신 우리의 미약한 손으로 봉헌이 이루어집니다.   

‘이를 행하여라’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영으로, 하느님 아버지의 뜻에 순명함으로 분명해진 것을 제자들에게 청하셨습니다. 방금 복음말씀에서 그것을 들었습니다. 배고프고 지친 군중들 앞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루카 9.13) 사실 예수님께서 빵을 축복하시고 쪼개어 주셨으며 모든 이들이 만족한 결과가 생겼지만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마리를 군중에게 직접 나누어 준 것은 제자들입니다.  예수님께서 이렇게 이루어지기를 원하셨습니다. 군중들을 돌려보내는 대신 작지만 가진 것을 나누셨습니다. 다른 모습도 있습니다. 성스럽고 존경받으시는 주님의 손으로 쪼개진 빵의 조각들은 미약한 제자들의 손으로 전달되어 사람들에게 나누어졌습니다. 이것 역시 예수님과 함께 행하는 것이며 그분과 함께 먹을 것을 나누는 것입니다. 이 기적은 어느 하루의 배고픔을 면하게 해주려는 기적이 아니라 당신의 몸과 피를 제물로 바치시어 모든 인간을 구원하시고자 하시는 그리스도의 표징(요한 6.48-58)임이 확실합니다. 늘 이 두가지 작은 행위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우리가 가진 미약한 빵과 물고기를 봉헌하고, 예수님의 손으로 나누어주신 빵을 모두와 나누어야 합니다.

나눔. 나눔이라는 단어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라는 뜻을 설명해주는 다른 표현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나누는 행위를 우리가 하도록 하셨습니다. 우리에게 타인들을 위해, 다른이들을 위해 나눌 수 있도록 주셨습니다. ‘빵의 나눔’이라는 표징이 그리스도와 그리스도인  정체성의 상징으로 변화되는 것입니다. 엠마우스를 기억해 봅시다. ‘빵을 떼실 때’(루카 24.35) 그분을 알아봅니다. 예루살렘의 첫 공동체를 기억해 봅시다. ‘가르침을 받고...빵을 떼어 나누었다’(사도 2.42) 시작부터 초기 교회의 중심이고 삶을 이루고 있는 성체성사를 의미합니다. 유명하든 안하든 모든 성인 성녀들을 생각해 봅시다. 그들은 스스로를 나눔으로서 ‘가난한 형제들의 양식’이 되었습니다. 얼마나 많은 어머니들이, 아버지들이 매일의 빵을 식탁에서 잘라 자녀들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나누어 주었습니까.  얼마나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책임있는 시민으로서 모든 이들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헌신하였습니까. 특히나 가장 가난하고 소외되고 억압받는 사람들을 위해서 말입니다. 어디에서 이렇게 할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일까요? 바로 성체성사에서 비롯됩니다. 오늘날에도 빵을 떼어 우리에게 나누어 주시며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라’라고 하신 부활하신 주님 사랑의 힘에서 입니다.

우리가 곧 하게 될 성체행렬 역시 예수님께서 명하신 것을 실천하는 것 입니다. 그분을 기억하고자 하는 행위입니다.  오늘날의 군중들에게 먹을 것을 나누는 행위이며 우리의 신앙과 우리의 삶을 그리스도 사랑의 상징으로서 이 도시와 모든 세상에 ‘나누는’ 행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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