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 2017년 부처님 오신 날 경축 메시지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는 오는 5월 3일 부처님 오신날에 앞서 지난 4월 22일 ‘비폭력의 길을 함께 걷는 그리스도인과 불자들’이라는 주제로 경축 메시지를 발표했다.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 의장 장 루이 토랑 추기경과 미겔 앙헬 아유소 기소 주교가 서명한 이 메시지에는 예수 그리스도와 부처님이 가르친 평화와 비폭력 문화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메시지에는 예수 그리스도가 끝내 십자가에 이르기까지 비폭력의 길을 걸었으며, 오늘날 신자들에게 비폭력에 관한 자신의 가르침을 받아들이라고 하신 말씀이 담겼다. 부처 또한 동일한 메시지를 알리며 성내지 않음으로 성냄을 이길 수 있으며, 좋은 행위로 좋지 못한 행위를 이길 수 있으며, 베풂으로 인색함을 이길 수 있으며, 진리로 거짓을 이길 수 있다고 가르쳤다.

이어 메시지는 우리 모두가 폭력의 원인을 찾고, 폭력과 싸우며, 세계의 평화를 위해 기도하고 비폭력의 길을 함께 걸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부처님 오신 날에 불자들에게 보내는 경축 메시지 전문:

                     2017년 부처님 오신 날에 불자들에게 보내는 경축 메시지                                                                                      

친애하는 벗들인 불자 여러분,

1.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해,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의 이름으로 여러분에게 따뜻한 인사를 드리며 모두 평안하시기를 빕니다. 이날 여러분과 여러분 가정, 공동체, 그리고 국가에 기쁨과 평화가 함께하기를 빕니다.

2. 올해 우리는 평화와 비폭력 문화를 장려해야 한다는 절실한 필요성에 대해 성찰하고자 합니다. 오늘날 세계에서 종교는 점점 더 선구적인 역할을 하고 있지만, 때로는 반대되는 길에 서기도 합니다. 많은 종교인들이 평화 증진에 힘쓰고 있지만, 종교를 악용해 폭력과 증오의 행위를 정당화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폭력의 희생자들에게 치유와 화해가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에 관한 모든 흔적과 기억을 지우려는 시도도 있습니다. 국제적으로 종교 간의 협력도 볼 수 있지만, 종교를 정치화 하려는 시도도 찾아볼 수 있으며, 고질적인 빈곤이나 세계적 기아와 같은 문제의 인식 속에서 유감스러운 군비 경쟁이 계속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모든 형태의 폭력을 거부하는 비폭력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3. 예수 그리스도와 부처님께서는 비폭력을 추구하고 평화를 이루는 분들이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밝히신 것처럼, “예수님도 폭력의 시대에 사셨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폭력과 평화가 대립하는 전쟁터가 바로 인간의 마음이라고 가르쳐 주십니다. ‘안에서 곧 사람의 마음에서 나쁜 생각들이 나오기’(마르코 7,21) 때문입니다”(2017년 세계 평화의 날 담화 “비폭력, 평화를 위한 정치 방식”, 3항). 교황께서는 나아가 이 같이 강조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비폭력의 길을 걸어가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끝까지, 십자가에 이르기까지 비폭력의 길을 가셨으며, 적개심을 허물어 우리의 평화가 되셨습니다 (에페 2,14-16 참조)”(위와 같음). 그러므로 “오늘날 예수님의 참된 제자는 비폭력에 대한 그분의 가르침을 따라야 할 것입니다”(위와 같음).

4. 친애하는 불자 여러분, 부처님께서도 비폭력과 평화의 가르침을 선포했습니다. 그분은 “성내지 않음으로 성냄을 이길 수 있으며, 좋은 행위로 좋지 못한 행위를 이길 수 있으며, 베풂으로 인색함을 이길 수 있으며, 진리로 거짓을 이길 수 있다”(「법구경」, 제17장, 3)고 격려하며, 나아가“승리는 원한을 낳게 하고 패배는 스스로 천하게 여기게끔 하나니, 이겼다 졌다는 마음을 떨쳐 버리고 다툼을 없애면 저절로 편안하리라”(「법구경」, 제15장, 5)이라고 가르치셨습니다. 그러므로 타인을 정복하는 것보다 자신을 극복이 더 위대하다고 설명하셨습니다. “한 명의 범부가 백만을 적으로 삼아 그들을 이기더라도 자신을 이겨 내는 자만 같지 못하나니, 그러한 자야말로 전사 가운데 으뜸이리라” (「법구경」, 제8장, 4).

5. 이런 고귀한 가르침에도 우리 사회는 폭력과 갈등에서 비롯된 과거와 현재의 상처들 때문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가정 폭력 뿐 아니라 경제, 사회, 문화, 심리적 폭력과 우리 공동의 집인 환경에 대한 폭력도 포함됩니다. 애석하게도, 폭력은 또 다른 사회악을 낳습니다. 따라서 “삶의 모든 면의 책임 행사에 비폭력을 삶의 방식으로 선택하는 것이 점점 더 요구됩니다”(바티칸 주재 대사들의 신임장 제출 때에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연설, 2016.12.15.)

6. 비록 각자가 몸담고 있는 두 종교의 고유성은 인정하더라도, 폭력이 사람의 마음에서 나오며 개인의 악이 구조적 악을 초래한다는 사실에는 동의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폭력의 원인을 찾고, 신자들에게 각자의 마음 속의 악과 싸우도록 가르치며,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 악에서 해방시키고, 악을 빛으로 비추어 폭력을 조장하는 자와 싸워야 할 것입니다. 또한 모든 이들, 특히 아이들에게는 서로 사랑하고 주위 사람들과 평화롭게 살며, 정의 없이는 평화도 없고, 진정한 정의는 용서가 뒤따른다는 것을 가르쳐 주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갈등을 예방하여 무너진 사회를 재건하는 데 모든 이들이 협력하도록 초대하고, 미디어에서 증오 발언이나 편파적이고 도발적인 보도는 하지 않도록 설득하며, 역사와 성경 본문의 왜곡과 오해를 막기 위해 교육을 장려해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세계 평화를 위해 기도하며 비폭력의 길을 함께 걸어야 할 것입니다.

7. 친애하는 벗들인 불자 여러분, 우리는 가정·사회·정치·시민·종교 기구 등지에서 폭력이 배격되고 인간이 존중 받는 새로운 삶의 방식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마음으로 평화롭고 즐거운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하시기를 다시 한 번 기원합니다.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

의장 장 루이 토랑 추기경

사무총장 미겔 앙헬 아유소 기소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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