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제노바의 철강업체 일바(ILVA) 방문: “인간의 우선 순위인 노동”


프란치스코 교황이 제노바를 방문하자 항구 도시는 감동으로 가득했다. 큰 가로등으로 채워진 도시는 마치 교황이 가져온 그리스도의 빛과 믿음의 힘으로 길을 가리키기 위해서 빛나는 것 같았다. 교황은 오전 8시 15분께 공항에 도착했으며, 제노바대교구장인 안젤로 바냐스코 추기경, 리구리아 주지사 지오반니 또티,  경찰서장 피암마 스페나, 시장 마르코 도리아, 그리고 항만공사 사장 바오로 시리구 등의 공공 기관장들의 예방을 받았다.

바냐스코 추기경: 노동계의 위기에 대해

바냐스코 추기경은 교황에게 감사를 표한 다음, “공공 기관장들이 대교장인 피에트로 보에토 추기경에게 ‘문명의 보호자’(Defensor Civitatis)라는 직함을 줄 정도로” 1943년부터 시작해 교회가 얼마나 제노바의 노동계에 적극적이고 가까이에 있었는지 재차 강조했다. 바냐스코 추기경은 노동계의 위기에 대해 언급하면서, 이 상황에서 교황의 사도적 방문의 첫 번째 일정이 철강업체 일바(ILVA) 방문이라는 것은 “상징적”이라고 상기시켰다.

인간의 우선 순위인 노동

작은 단상이 마련된 일바(ILVA)의 거대한 작업장에서 있었던 연설에 맞춰 교황은 “노동은 인간의 우선 순위”라며 “그리스도인의 우선 순위이자 우리들의 우선 순위”라고 말했다. 교황은 이민자였던 자신의 아버지가 출발했던 항구를 보게 되어서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3천 5백 명의 노동자들이 교황을 환영하다

교황의 사목방문 첫 일정은 폴리스 라인 뒤에 발 디딜 틈 없이 모여 박수 치고 악수 하면서, 그리고 교황과 눈빛을 나누며 자신들의 생각과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일바(ILVA)의 3천 5백 명의 노동자들과 함께 하는 것이었다. 참석자들 중에 기업가인 페르디난도, 노조원인 미켈라, 노동 사목 영성 과정에 봉사하는 세르지오, 실직자인 빅토리아는 그들의 두려움과 어려움에 대해서 교황에게 털어 놓았다. 그리고 모두의 이름으로 명확함과 가까이함을 청하는 이들도 있었다.

강철의 교황

자신의 대답을 기다리는 1만 3천 명의  일바(ILVA) 그룹의 노동자들이 있고, 그와 관련된 사람들이 4만 명이나 되며, 전 세계의 노동계가 듣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이곳에서 “강철의 교황”이라고 불리우는 교황은 박수로 인해서 여러 번 중단 되었음에도 그들의 질문에 대답했다. 교황은 “모든 건실한 경제의 근본인” 기업가의 모습의 중요성에 대해서 말했다.

기업가들은 자신의 노동자들을 “팔지” 말라

“기업가 역시 우선 먼저 노동자가 되어야 하는 것을 망각하지 맙시다.” 교황은 계속해서 말했다. “좋은 기업가는 자신의 노동자들을 해고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자신의 사업 문제를 노동자들의 해고를 통해 해결하려고 생각한다면 그는 좋은 기업가가 아니라 장사치에 지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자신의 노동자를 팔아 넘기고, 내일은 (…) 그들의 존엄성을 팔아 넘깁니다. 그리고 중요 핵심은 남녀 노동자들의 덕을 알아주는 것입니다.”

투기성 없는 경제

그런 다음 교황은 회사와 사람들을 사랑하지 못하고, 건설적이지 못한 “추상적”이고 투기만 하는 “얼굴” 없는 경제는 “두려워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계속 이어 나갔다. “때때로 정치 시스템이 노동에 투기 하게끔 부추기는 것 같습니다. 노동 자체에 믿음이 없고 투자하지 않는 사람을 장려하는 것 같습니다.” 교황은 “정직한 사람들에게 불이익이 돌아가게 하는 부정직한 사람을 위한 법이나 규칙들”에 대해서 지적했다.

이탈리아는 노동에 기초를 둔 민주 공화국이다

교황은 노동자들의 존엄성은 노동에 기초를 두지 돈을 버는 것에 있지 않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이탈리아 전임 대통령 루이지 에이나우디와 이탈리아 헌법 제1조를 인용했다. “이탈리아 공화국은 노동에 기초를 두는 민주 공화국입니다.” 그러므로 교황은 “마지막에 이르러 사람들을 일자리 없이 내버려 두는” 투기꾼들과 투기를 쉽게 하는 법률에 조심하라는 권고를 전했다.

사회적 강탈

교황은 “사회적 강탈”로 정의한 것, 곧 과중한 시간의 노동과 정당한 보수 없는 노동, 그리고 불법 노동에 대해서 단죄했다. 교황은 “우리는 노동을 통해서 인격체가 된다”며 “남녀는 노동에 의해서 먹고 살며, 노동으로 존엄성을 부여 받는다. 이러한 이유로 노동을 중심으로 온전한 사회적 계약이 건설된다”고 강조했다.

노동 없이는 존엄성도 없다

교황은 다시 한 번 “모두에게 일자리”가 있기를 기원했다. 노동 없이는 “존엄성도 없다”고 확신하며, 평생을 힘들게 일한 노동자의 생존대책을 고려하지 않고 퇴직시키는 국가의 논리를 반박했다. 아울러 교황은 “매월 국가 보조금으로 가정의 생계를 이어가는 것은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문제 해결은 모두가 일자리를 가지는 것”이라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젊은이들을 생각했다.

불평등을 정당화시키는 성과주의

교황은 경쟁 논리와 “불평등을 정당화 하는 윤리”를 용이하게 하는, 각자의 능력을 도구화시키는 기준인 “성과주의”를 단죄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사업은 모든 것에 앞서 함께 일하는 것이며, 서로를 도우는 것이고, 상호 관계적입니다.” 교황에게 있어서 성과주의는 가난한 이들이 “신뢰할 수 없고, 비난 받을 자”로 취급 당하는 가난의 문화의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다. 교황은 “만약 가난이 가난한 이들의 잘못 때문이라면 부자들은 무엇인가를 하는 것으로부터 면제된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 시간을 빼앗으면 노예적인 노동이다

아울러 교황은 불법적인 무기 거래와 포르노, 투기성 게임, 그리고 일상을 살기 위한 시간이 주어지지 않는 모든 노동에 대해서도 단죄했다. “노예들은 자유시간이 없습니다. 축제의 시간이 없으면 노동은 아무리 많은 금전적 대가가 있더라도 노예적인 노동이 되고 맙니다.” 아울러 교황은 “월요일에 일이 없는 가정은 온전한 주일을 보낼 수 없다”고 말했다.

소비주의의 우상

교황은 또 “현세의 우상”인 “소비”를 조심하라고 경고했다. 이는 “구원이나 영원한 생명인 것처럼 하루 24시간 내내 열려 있는 대형마트”를 통해서 용이하게 하는 소비를 의미하는 것이다. 교황은 노동의 가치는 힘든 노력의 대가이지 단순한 소비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상기 시키며, 노동은 민주주의를 지탱하고 있는 “모든 사회적 계약의 중심”이라고 강조하면서 노동은 단순한 “소비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고 말했다.

 








All the contents on this site are copyrigh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