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제1차 가난한 이들의 날 담화문 발표: “가난한 이들의 외침을 흘려 듣지 말라”


“우리는 가난이 사회 안에 널리 확장되어 가는 현실 앞에서 가난한 이들에게 손을 내밀라는 부름을 받고 있습니다. 무기력하게 머물러서는 안 되며, 더구나 체념해서도 안 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1월 19일에 열릴 제1차 가난한 이들의 날을 위한 담화문에서 이 주제들을 다룬다. 그날 교황은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미사를 봉헌한 후 500여 명의 가난한 이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할 예정이다.

가난의 문제는 특별히 그리스도교 신자들에게 있어 중심적인 사안이 되어야 한다. 실제로 교황은 담화문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실제로 그리스도를 만나고 싶다면 성찬례에서 받아 모시는 성사적 영성체를 통한 만남처럼, 가난한 이들의 상처난 몸 안에서 그리스도의 몸을 만질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도움이란 어쩌다 한번씩 제공하는 것일 수 없는 것이다.

 

참된 발전을 위해 가난한 이들의 말을 듣기

교황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가 참된 발전을 이루면서 역사를 바꾸는 데 효과적으로 기여하고 싶다면 가난한 이들의 외침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을 소외의 처지에서 끌어올리는 일에 투신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와 동시에 우리 도시와 우리 공동체 안에 사는 가난한 이들에게 저는 자신들의 삶 안에 새겨진 복음적 가난의 의미를 잃어 버리지 말 것을 상기시킵니다.”

교황청 새복음화촉진평의회 의장 리노 피시켈라 대주교는 기자회견에서 “가난한 사람들은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그들로부터 우리가 복음의 본질을 받아들여 살아가기 위한 자원”이라고 말했다.

 

가난의 수많은 얼굴들

”소수 특권층의 손에 축적되는 철면피한 부(富)”가 있다. 그래서 교황은 이렇게 말했다. 곧, 가난은 “고통과 소외, 착취와 폭력, 고문과 투옥과 전쟁, 자유와 존엄성의 박탈, 무지와 문맹, 위생의 비상사태와 일자리 부족, 인신매매와 노예상태, 추방과 극빈, 그리고 강요된 이주의 흔적을 지닌 수많은 얼굴들로 날마다 우리를 추궁합니다. 가난은 비열한 이득을 위해 착취당하고 권력과 돈의 비뚤어진 논리에 짓밟힌 남녀들과 어린이들의 얼굴을 지니고 있습니다.”  

 

무기력하게 머물지 말라

계속해서 교황은 말한다. “많은 젊은이들의 진취적 정신을 억누르는 가난에, 권리 받기를 좋아하고 특별대우를 추구하도록 하면서 책임감을 마비시키는 가난에, 참여라는 우물들에 독을 풀고 전문직업 정신의 여지를 축소시키면서 노동하고 생산하는 사람의 가치를 꺾어 버리는 가난에 저항할 필요가 있습니다. 생명과 사회에 대한 새로운 비전으로 이 모든 것에 응답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그 앞에서 “무기력하게 머물 수 없고 더구나 체념할 수는 없는” 현실상황이다.

 

가난에 맞서는 일치된 노력이 필요하다

담화문은 “인류의 상처에 위로의 기름을 부으면서 문화와 종교와 국적의 모든 장애를 넘어서는 손들은 복되다”는 것을 강조한다. 피시켈라 대주교는 또 이렇게 덧붙인다. “가난한 사람들을 그저 일주일에 한 번 행하는 자원봉사의 선행의 대상자들로서만, 더구나 양심을 편케 하기 위해 좋은 뜻으로 하는 즉흥적인 행위의 대상자들로서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이러한 경험들은, 비록 정당하고 많은 형제들의 필요에 대한, 그리고 자주 가난의 원인이 되는 불의에 대한 감수성을 자극하는 데 유용하긴 하지만, 가난한 사람들과의 진정한 만남 안으로 들어가야 하고 삶의 스타일이 되는 나눔에 자리를 내 주어야 할 것입니다.”

 

교회도 행동해야 한다

따라서 교황은 오는 11월 19일을 가난한 이들의 날로 선포하고 “이 날, 도움을 달라고 외치면서, 우리의 연대를 청하면서 손을 뻗는 이들에게 시선을 고정시키자고 교회 전체와 선의를 가진 모든 사람들을” 초대한다. “그들은 한 분뿐이신 천상 아버지에게 창조되고 사랑 받는 우리의 형제자매들입니다. 이 날은 우선적으로 믿는 이들이 버림과 낭비의 문화에 저항하면서 만남의 문화를 자신의 것으로 삼도록 자극하고자 합니다.”

이는 모든 이에게 적어도 그 날에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자기 집을 열라는 초대이다. 피시켈라 대주교는 이렇게 밝힌다. “이 날은 그리스도교 공동체 전체가 가난한 이들에게, 약한 이들에게, 너무도 쉽게 존엄성을 짓밟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손을 내미는 날이 될 것입니다. 담화문은 성 요한의 첫째 편지에 나오는 성경의 표현을 가져옵니다. ‘말로 사랑하지 말고 행동으로 사랑합시다.’” 로고는 가난한 사람들의 날의 의미를 반영한다. 피시켈라 대주교는 “각자가 무언가를 내놓으며 내민 두 손이 서로 만나는 모습”이라며 “이는 연대를 표현하며, 문턱에 머물지 말고 다른 사람을 만나러 가라고 촉구하는 두 팔”이라고 말했다.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기도하기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임무는 여기서 끝나서는 안 된다. 담화문은 이렇게 말한다. “이날 실현할 수 있는 많은 구체적인 기획들의 바탕에는 항상 기도가 있어야 합니다. 주님의 기도는 가난한 사람들의 기도라는 것을 잊지 맙시다. 빵을 청하는 것은 사실 우리 삶의 일차적인 필요를 위해 하느님께 의탁하는 것을 표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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