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과달루페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미사 “문화의 다양성을 수호하자”


“라틴 아메리카와 카리브에 거주하는 민족들의 문화적인 다양성과 풍요로움을 바라보고 (그것을) 용기 있게 수호합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2월 12일 과달루페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축일을 맞아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거행한 미사 강론에서 이같이 말했다. 교황이 전례 거행을 통해 아메리카 전 지역의 수호자인 성모님에게 경의를 표한 것은 올해로 4년 째다.

교황은 이날 복음인 마니피캇(성모의 노래)과 베네딕투스(즈카르야의 노래)의 서두에서 영감을 받은 뒤, 엘리사벳의 모습에 머물렀다. 교황은 후안 디에고의 모습과 엘리사벳을 나란히 세우면서, “그 여인은 불임의 표징 하에 있던 여인이자, 풍요의 표징 하에 있던 여인”이라고 말했다. 후안 디에고는 멕시코시티 북쪽 지역인 테페약(Tepeyac) 언덕 위에 1531년 12월 9일에 발현하신 성모님을 목격한 가난한 인디언 원주민이었고, 성모님의 메시지에 따라 발현 장소에 작은 성당을 짓기 위해 선택을 받았다. 그는 처음에 그 결정을 반대했던 주교를 설득해야 했다. 그의 말을 믿지 않았던 그 주교는 3일 후인 12월 12일 후안 디에고의 망토 위에 젊은 혼혈의 얼굴을 한 동정 성모님의 모습이 새겨진 것을 보고서야 믿었다.

이 젊은 인디언 청년은 마리아께서 맡기신 의무를 수행하기에 스스로가 부적합하다고 느꼈다. 교황은 엘리사벳 역시 당시의 사고방식에 따라 자신의 불임을 “자기 몸에 새겨진 수치의 표시”로 여겼다고 설명했다.

“불임인 사람은 자신에게 낙인이 찍혔다거나, 무엇인가 부족하다고 느끼며, 자신의 몸으로 겪는 다양한 형태와 이름으로 불리는 수치를 감내할 수 밖에 없습니다.”

교황은 이것이 오늘날에도 라틴 아메리카의 흑인과 원주민 공동체에서 발견되는 감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2007년 아파레시다(Aparecida)에서 개최된 라틴 아메리카 주교회의 총회 최종문헌에서 해당 지역 주교들이 발표했던 것처럼, “수많은 상황에서, 이들은 동등한 조건과 존엄을 대우받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년에 임신한 엘리사벳은 마리아가 방문했을 때 깜짝 놀라 감사하는 마음을 노래하며, 그녀를 주님의 어머니로 알아 봤다. 이처럼 후안 디에고도 “모레니타(갈색 피부의 처녀)”이신 동정 성모님의 방문을 경험했다. 교황은 “하느님께서는 계속해서 우리에게 ‘집 짓는 이들이 내버린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다’는 것을 보여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따라서 교황은 문화적 다양성을 소중히 여기도록 당부했다. “(...우리는) 이들이 지닌 위대한 풍요로움을 발전시켜야 합니다. 특히 우리 시대에는 (우리를) 유혹하는 슬로건으로 획일화를 강요하고, (우리를) 파괴하는 모든 시도들로부터 용기 있게 스스로를 방어해야 합니다. 생각하고, 존재하고, 느끼고, 살아가는 유일한 방식이 된 이 획일화는 우리 조상들로부터 물려받은 유산들을 무익하고 열매 맺지 못하는 것으로 만들면서 파괴해버립니다. 느낌을 파괴하고, 특별히 우리 젊은이들이 무언가 부족한 느낌을 갖게 만듭니다. 왜냐하면 (원래) 그들은 서로 다른 문화에 속해 있었기 때문입니다.”

끝으로 교황은 다음과 같이 결론을 맺었다. “결국 우리의 풍요로움은 우리로 하여금 인디언이든, 흑인이든, 혼혈이든, 농부든, 또는 변두리 거주자든, 그들 안에 더 풍부하게 있는 것을 말살시키는 관념적 식민지화로부터 우리 민족을 지킬 것을 요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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