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우크라이나 동방 가톨릭 교회 공동체에 “저는 여러분 가까이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로마에 거주하는 우크라이나 동방 가톨릭 공동체에 감사를 표했다. 이 공동체는 베드로의 후계자에 대한 지속적인 충성을 보여왔다. 아울러 교황은 우크라이나 여성들에게도 큰 감사를 전하고, 그들이 노인들을 마지막까지 돌봐주면서 도와준다고 말했다. 교황은 또한 국내 분쟁에 관해서는 “무장을 해제하도록 기도하고 있다”며 안전을 보장했다.

“저는 여러분과 가까이 있다고 말씀 드리기 위해 이곳에 왔습니다. 마음으로 여러분 가까이에 있고, 기도를 통해 여러분 가까이에 있으며, 제가 성찬식을 거행할 때마다 여러분과 가까이에 있습니다. 성찬식에서 저는 무장해제시켜주시도록 평화의 왕자이신 주님께 기도 드립니다. 여러분의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여러분이 더 이상 막대한 희생을 치르지 않게 해달라고 그분께 청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월 28일 오후 로마에 위치한 성 소피아 대성당(Basilica di Santa Sofia a Roma)에 운집한 우크라이나 동방 가톨릭 공동체를 만나 그들을 환대하고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이 자리에는 수많은 여성들과 어린이들이 그들의 주교들, 사제들과 함께 했다.

진행 중인 분쟁과 여성들에 의해 전해진 신앙

키예프의 상급 대주교 스비아토슬라프 셰브추크(Svjatoslav Shevchuk)는 교황에게 건넨 인사말을 통해 우크라이나에서 진행 중인 분쟁을 언급했다. 이어 수많은 희생자들을 비롯해 가난 속에 살며 이주해야 하는 수백만 이주민들의 극적인 상황을 상기시켰다. 또한 셰브추크 대주교는 로마와 이탈리아 전역에서 “이탈리아인 가족 곁에서 병자나 노인의 간병인으로 일하고 있거나” 혹은 그들 자녀의 병을 고치기 위해 이곳에 온 수많은 여성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당 안에 들어서서 제대까지 이르기까지 많은 여성들과 인사를 나눴으며, 그 여성들과 유모차에 있던 많은 아기들에게도 입을 맞추고 쓰다듬었다. 아울러 교황은 그 여성들을 위해 특별한 애정과 감사를 담아 인사했다. 이어 교황은 팔을 펼치고 그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상급 대주교님께서는 용기를 갖고 신앙을 전하셨습니다. 또한 신앙을 전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어머니들과 할머니들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할아버지들도 용기를 갖고 자녀들이 세례를 받도록 도왔습니다. 그리고 이 여성들은 오늘도, 여기 로마에서, 이탈리아에서, 간병인으로서 어린아이들을 돌보며, 가끔 신앙생활에서 냉담하고 있는 가족들 안에서도 신앙을 전파하는 선행을 베풀고 있습니다. 제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선행을 실천하고 있다고 말씀 드리는 것입니다. (…) 정말 여러분은 용감한 신앙을 지니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일은 단순한 노동이 아니라, 하나의 사명입니다

교황은 준비된 원고를 읽으면서 연설을 이어갔다. “여러분이 친절한 봉사를 통해 사람들을 돌볼 때, 침입자가 아니라 소중한 분들이 됩니다. 이는 이탈리아 가정에서 가장 훌륭한 방식으로 하느님을 선포하는 것입니다. 이는 매우 중요합니다. 침입자가 아닙니다. 증언(Testimonianza)입니다. 바로 거기서, ‘아, 이 여성은 좋은 분이시구나, 이분은 (…)’ 이런 말을 들을 때, 믿음이 시작됩니다. 믿음이 전해집니다. 여러분의 일은 힘들고, 또한 종종 만족스럽지 못하지만, 여러분의 일을 단순히 직업이나 노동이 아니라, 하나의 사명으로 생각해보시길 권고합니다. (…) 인생에서 하느님을 만날 준비를 갖춘 사람에게 하느님의 위로와 감미로운 사랑을 전하십시오. 그것은 하느님께서 기뻐하시는 가까움과 다가감의 큰 직무를 이행하는 일입니다.”   

공동체와 교황 자신을 위해 중요한 세 인물

교황은 공동체와 교황 자신을 위해 중요한 세 인물을 언급했다. 먼저 성 소피아 대성당을 건립하기를 원했고 건축했던 슬리피(Slipyj) 추기경이다. 두 번째 인물은 “저에게 아주 잘 대해주셨던” 쉬밀(Chmil) 주교다. 교황은 어린 시절 아르헨티나에서 쉬밀 주교로부터 “미사에 복사로 봉사하는 법, 여러분 언어의 알파벳을 읽는 법, 여러분 전례의 아름다움을 배웠으며, 지난 세기의 무시무시한 무신론적 박해 가운데 신앙이 얼마나 많은 시련을 겪고 단련됐는지에 대한 생생한 증언을 들었다”고 말했다. 교황이 신앙의 증인으로 꼽은 세 번째 인물은 “수많은 이들의 맏형이요 인도자”인 후사르(Husar) 추기경이었다.

교회, 만남과 살아있는 삶

그런 다음 교황은 전세계의 우크라이나 동방 가톨릭 공동체와 함께, 이 공동체가 사목계획에 붙인 제목인 “살아있는 본당은 살아계신 그리스도와의 만남의 장소”에 대해 설명했다. 교황은 두 가지 단어를 강조했는데, 첫 번째는 만남이다.

“교회는 만남이고, 고독을 치유하는 장소입니다. 교회는 고립되어 스스로 구속되려는 유혹을 이겨내는 장소, 자기 자신에 대한 굴복을 극복하기 위해 힘을 얻는 장소입니다. 따라서 공동체는 기쁨과 고통을 나누는 장소입니다. 마음의 짐, 삶의 불만족과 집에 대한 향수를 가져오는 장소입니다.”

“두 번째 단어는 ‘살아있다’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살아계신 분이십니다. 따라서 모든 그리스도교 공동체는 ‘생명의 향기를 풍기지 않을 수 없습니다.’”

“본당은 과거를 기념하는 박물관이나 관할지역에 존재한다는 어떤 상징이 아닙니다. 본당은 새로운 생명을 받아 나누는 교회 사명의 핵심입니다. 그 생명은 죄, 죽음, 슬픔, 모든 슬픔을 이기며, 젊은 마음을 유지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우크라이나 사이의 특별한 유대관계

마지막 무렵 교황은 갑자기 참석자들에게 어떤 “비밀”을 고백했다.

“저는 밤에, 잠자리에 들기 전에, 그리고 아침에, 잠에서 깼을 때, 항상 우크라이나 사람들을 만납니다. 왜 그런 줄 아십니까?”

이어 교황은 언젠가 아르헨티나를 방문했던 그 우크라이나의 상급 대주교로부터 “감미로운 사랑이 넘치는 성모님”을 그린 매우 아름다운 이콘을 선물받았다고 설명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보내온 그 이콘은 교황의 방에 걸려 있다.

“매일 밤 잠자리에 들기 전, 저는 여러분의 상급 대주교님께서 제게 선물하셨던 그 사랑의 성모님께 입을 맞춥니다. 아침에도 그분께 인사를 드립니다. 이처럼 저의 하루 일과는 우크라이나에서 시작하고 우크라이나에서 마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교황을 위한 많은 선물들

이야기를 마치며 교황은 셰브추크 대주교에게 공동체 전체와 함께 성모송을 바치고, 함께 신자들에게 축복하자고 권했다.

그런 다음 교황은 많은 선물을 받았다. 노란색과 파란색의 모자이크 형태로 만들어진 우크라이나 지도를 비롯해 전통 의상을 입은 가족을 형상화한 인형 “모탄카”(Motanka), 우크라이나 영성의 상징 키예프의 “오란타”(Oranta) 성모 이콘, 우크라이나 전통 문화의 상징인 자수 손수건 “루시니크”(Rushnyk), 교황청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 테티아나 이즈브스카(Tetiana Izhevska) 여사로부터 전해 받은 국가 차원의 선물 우크라이나산 꿀단지, 우크라이나 고대어로 처음 번역된 페레소프니트시아(Peresopnytsia) 복음서 사본, 마이다네크(Maidanek) 강제 수용소에서 이웃에게 봉사하며 생애 마지막을 보냈던 우크라이나 복자 에밀리아노 코브흐(Emiliano Kovch) 신부의 이콘 등이다.

마지막 격려 “용기를 내어 앞으로 전진하십시오”

신앙의 증거자들이 묻힌 무덤을 경배하려고 교황이 지하성당으로 내려오자 많은 이들은 교황에게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하거나 교황의 손에 입을 맞췄다. 대성당 외부에서도 신자들이 마지막 인사를 나누려고 교황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 만남으로 제 마음은 기쁨으로 가득 차있습니다. 여러분의 항구한 신앙에 감사 드립니다. ‘용기를 내어 앞으로 전진하십시오!’” 아울러 교황은 다음과 같은 약속과 함께 마지막 격려 인사를 전했다. “저를 위해 계속 기도해주십시오. 저도 계속해서 여러분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저는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상급 대주교님께서 제게 선물하셨던 성모님 앞에서, 우크라이나에서 일과를 시작하고 끝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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